2018 한화 신인지명 감상. ㄴChicken or Eagle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이 얼마 전에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와는 딱 반대로 지명한 듯한 느낌. 하기사 그 인터뷰 자체가 미야모토 요시노부 씨 인터뷰(박동희 기자와의)를 거의 그대로 갖다 붙인 것이었으니 뭐라고 할 말은 없고, 애초에 스카우트를 한 10년은 해야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스카우트로서는 초짜인 양반이 당당하게 했다는 것부터 헛웃음날 일.

1차 지명자 성시헌은 그냥 불펜감. 뽑은 한화 입장에서도 별다른 기대는 안하는 느낌인데, 말이사 최고 구속 142,3이라지만 40구 던지면 135 이하로 떨어지는데 선발을 시킬 수가 있나. 그렇다고 작년 김병현처럼 떡대가 좋다거나, 아니면 몸이 유연하거나 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느냐면 그런 것도 딱히 아니고. 불펜으로라도 자리 잡는다면 성공했다고 봐야 할 수준.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강점이라고 하는데, 내가 몇경기 본 건 아니지만, 내가 봤을 떄마다 좀 많이 흔들리던데.

뭐 말로는 선수가 없어서 못 찍었다고 하는데, 대전고 전민재나 세광고 조병규, 홍대용 같은 내야수들이 들으면 섭섭할 소리다만, 모종의 사정 때문에 대전고와 세광고 출신 선수들은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를 떠나 당분간 한화 갈 일은 없다고 봐도 좋은 상황인지라, 충청팜에서 대전고와 세광고 빼면 선수가 없긴 하다. 청주고는 이제사 거덜난 살림 추스리고 있고, 공주고는 그냥 고교야구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처럼 운영을 하니.

2차 지명자들을 보면, 혹사 논란 등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과 대졸 선수들은 다 피해가는 게 이번 한화의 지명전략 아니었는가 싶은 느낌. 고졸 도배하면 육성한다는 이미지를 주기도 하고, 덜 유명한 선수들이면 그만큼 결과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 줄어들게 되는 점도 있으니까. 1라운더 이승관과 2라운더 박주홍이 봉황대기 막판에 가서야 봐줄만한 성적을 냈다는 건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의미심장한 일로, 정말로 뽑을 만한 최소한의 근거만 확보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어제 통화한 모 팀 스카우터는 한화 스카우터들은 그동안 뭐하다가 봉황대기 경기만 보고 애들 뽑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던데....

하드웨어를 중시하겠다던 인터뷰와는 달리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사이즈가 작다는 것도 좀 걸린다. 그렇다고 작년 최지광같이 성과가 좋다거나 올해 양창섭처럼 완성형에 가까운 것도 아니고, 1차 지명 성시헌이 개중 큰 편에 속하는데도 그 하드웨어 작다는 양창섭보다 볼륨이 못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승관과 박주홍은 지금 단계에서는 즉전감으로 보기 어렵고, 한 1년 정도 몸도 좀 만들고 폼도 교정해야 할 것 같은데, 특히 이승관은 올해 투수 전향해서 어깨 싱싱하다고는 하지만, 그 친구 등판기록 보면 프로 기준에서는 엄청난 귀족불펜이었다. 야수에서 투수로 포변한 선수들은 혹사 논란 있는 선수들과는 또다른 의미에서 몸에 시한폭탄 달고 있다고 봐도 좋으니, 프로의 스케줄을 따라갈지 견적이 서기 전까지는 쓰지 않는 게 좋을 터. 구속과 제구가 나쁘지 않아서 혹할지 모르겠는데, 폼 자체가 읽히기 쉽고 구위도 약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들이 갖춰졌다는 건 맘에 들지만 급하게 쓰다간 탈나기 딱 좋은 유형. 박주홍은 몸부터 확실히 다시 만들어야 하고, 무엇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았다 뿐이지 많이 던지기로는 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지명 순위 감안해서 괜찮다 싶은 픽은 장안고 포수 이성원과 덕수고 2루수 김민기 정도인데, 이성원은 포수로서의 자질보다는 펀치력이 뛰어난만큼 다른 포지션으로 바꾸는 게 필요하고 - 다행히 포변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그냥 포수하면 정범모보다도 심각할 터 - , 김민기는 전형적인 똑딱이인만큼 그에 맞게 훈련할 필요가 있다. 강경학처럼 어깨 싸쥐게 만들면 곤란하고....

올해가 역대급 풍년이라는 말은 다분히 과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 해도 지명 가능했던 자원들의 뎁스에 비해서는 다소 심심한 지명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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