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019 신인 드래프트 라운드별 간단 감상(2) 4~6라운드. ㄴ2019 KBO 신인지명

4라운드

이상동(KT) :
고교시절 삼성 1차지명 후보로도 거론되었지만 체격과 구위에서의 상대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학행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대학행은 나쁜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동아대 이정용(LG)과 같은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겠다. 15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중심으로 패턴이 다양하고 다양한 상황에 투입되어본 경험이 풍부하다. 서비스타임이 상대적으로 짧고 병역의 압박이 더한 대졸투수의 특성상 불펜 즉전감으로 보고 뽑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만약 선수 본인이 그 이상을 노린다면 서둘러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 KT는 현재 이대은과 김민을 비롯한 향후 국내 선발진 구성을 두고 고민하기 시작할 때인만큼 "무슨 보직에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석적인 코멘트는 인터뷰 예쁘게 하는 용도로만 한정시키고, 이럴 때 기회를 낚아채야 한다.

이병헌(삼성) : 이른바 3대 포수로 꼽혔던 신일고의 김도환, 야탑고의 김성진, 제물포고의 이병헌. 김도환은 수비, 김성진은 공격, 이병헌은 어깨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였다. 삼성은 수비에 강점이 있는 김도환을 포수로 육성하고, 강견에 장타력 있는 이병헌은 외야수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현재 외야 라인업을 볼 때 삼성에 필요한 외야수 자원은 몸보다는 머리를 쓸 줄 알고 동시에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박해민은 전자만 되는데 그것 때문에 주전 중견수를 하고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거의 다 전자를 충족 못시킨다. 포수로 경기를 이끌어본 경험이 자산이 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 외야 수비와 포수 수비는 내용 자체는 다르지만 포수는 대신 끊임없이 경기 전반을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수비 센스를 키우는 데 강점이 있다. 좌익에서 만세부르는 강백호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듯 싶기도 하지만.

김이환(한화) : 김도환, 문보경과 함께 신일고를 이끌었던 에이스. 올해 한화가 뽑은 투수들 중에는 박윤철 다음으로 빨리 1군 맛을 보게 될 선수가 아닌가 싶다. 신일고 선수들이 다 그렇듯, 압도적인 기량은 아니지만 팀에 필요한 플레이가 뭔지 알고 있는 선수다. 한화가 요구하는 바가 어떤 것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목표를 제시하면 그에 맞게 발전하는 유형의 선수라는 걸 염두에 두고 육성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겠다.

김인범(넥센) : 전학 문제만 아니었다면 NC 1차 지명 후보로 거론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전주고 마운드 트리오의 일원. 좋은 체격에 학교의 중심 투수 역할을 했음에도 인지도가 낮은 선수들은, 학교 전력이 워낙 약체였거나, 아니면 본인이 덜 다듬어진 경우인데 김인범은 엄밀히 말하면 후자에 속한다. 좋은 체격과 쓸만한 직구를 지녔지만 아직 자기 장점을 활용하는 법을 다 익히지 못했다. 넥센은 3라운드 이후 지명자들은 사실상 소모 내지는 원석으로 보고 지명 전략을 세웠던 것 같은데, 김인범은 그 중에서도 투자 가치를 인정받을만 하지 않은가 싶다. 1군 빨리 올라가겠다고 변화구 연습하거나 하지 말고 우선 밸런스부터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게 좋겠다. 코치들이 우선 주도하겠지만, 선수 본인이 자기 목표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발전 속도, 발전 여부가 정해진다.

강정현(LG) : LG 지명에서 이정용 다음으로 즉전감의 색채가 짙다. 원광대 마운드와 타선을 두루 오갔던 강정현은 투수로서는 비교적 작은 체격임에도(KIA 지명받은 양승철하고 같이 사진찍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단단한 느낌을 준다. 구단의 기대는 불펜으로 보이는데, 직구는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평가, 그렇다면 확실한 결정구를 만들 필요가 있겠다. 삼성 팬들 사이에서는 한때 오승환에 비견하기도 했는데, 그 정도 구위를 LG에서 보여준다면 잠실에서 그 어떤 투수도 받지 못했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허민혁(SK) : 비장의 컬렉션 5. 사실 소위 <비장의 컬렉션> 중에서는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선수기도 하다. 최재익과 함께 충청권 양대 강속구 투수로 인지도를 단기간에 올렸는데, 둘다 제구 난조, 그나마 전국대회 구경 자주 했던 최재익에 비해 허민혁은 소속팀인 공주고가 전국대회 개정 룰에 정통으로 치이는 바람에 북일고 소속 최재익에 비해 긍정적으로건 부정적으로건 인지도 쌓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고교 시절 보여준 모습만 놓고 보면 최재익보다 위에 있다고 보는데 하위에 지명받은 것은, 우선 허민혁이 최재익에 비해 투구폼 면에서 약간 거친 느낌을 준다는 점, 그리고 최재익이 이른바 메이저리그 야구 좋아하는 이론가들 입장에서는 그들 기준에 더 부합되어 보이기 때문이겠다(NC는 그런 사람들과 관련이 깊다.). 박찬호의 후배라면 잘 알겠지만, 하체만 보강해도 155 피처가 될만한 투수이니 몸 만드는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중요한 건 코어, 허리만 안다치면 된다.

배민서(NC) : 상원고 에이스. 사이드암 투수로 분류한다면 최재성, 정우영, 오동욱과 함께 지명권에 드는 사이드암 투수 중 하나다. 속구형 사이드암 투수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컨트롤도 나쁜 편은 아니고, 하드웨어도 평균은 된다. NC가 사이드암 투수 관련으로는 비교적 성공적인 실적을 거둬온 팀인만큼 팀은 잘 만난 것 같다(다만 그 투수 육성의 중심이었던 최일언 코치의 거취가....?). 기회를 어떻게 살릴지는 선수 본인의 몫이다.

박 진(롯데) : 정이황, 이상영 등이 두각을 드러내기 전 부산고 마운드를 지탱했던 투수. 고교시절 활동 내역과 프로에서의 기용이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궂은 일을 도맡던 선수들은 프로 가서도 비슷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민성이나 김현수가 구위 면에서 의문스러운 점을 감안하면 연고지 출신인 박진에게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주어질 공산이 있다. 기록을 보면 컨트롤이 좀 거칠어 보이는데, 롯데 기존 투수들이 버티는 동안 이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재민(두산) : 2년제 대학 출신들이 이번 드래프트에서 주목받았는데, 사실상의 얼리드래프트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대졸 출신 선수라지만 즉전감으로 보기는 어렵고, 4년제 대졸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대학야구의 위상을 두고 말이 많은데, 제도 개선이야 높으신 분들의 일이고, 선수들은 현재 제도를 최대한 자신에게 이롭도록 활용할 궁리를 할 필요가 있다. 두산의 육성 패턴을 감안하면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불펜으로 키우려 들 것이다.

양승철(KIA) : 지난해 한화가 지명한 효천고 우완투수 양경민의 형. 좋은 하드웨어로 빠른 공을 던지지만 덜 다듬어졌다는 점에서 동생과 비슷하다. 다만 군대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한 대졸이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간이 있음에도 몸을 잘 만들어서 실전에 투입 가능했다는 점은 넥센 1라운더 윤정현과 비슷한데, KIA도 그런 점에 주목하지 않았나 싶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KT에서 맹활약하던 시절 조무근 같은 모습이겠다. 확실한 변화구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요약 : 몇몇 팀을 제외하면 확연히 원석에 기울어진 기조. 이재민이나 양승철은 대졸이라지만 즉전감으로 보기에는 좀더 가공이 필요하다. 둘다 한명은 2년제 출신, 한명은 군필이라는 점에서 가공에 필요한 시간이 다른 대졸들보다 넉넉하긴 하다. '대졸=즉전, 대졸 비선호 이유=즉전이어야 하는데 즉전이 안되니까'의 통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5라운드

박민석(KT) :
서울권 1차 지명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센터라인 내야수 유망주. 준족을 앞세워 상위타선이나 하위타선의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소위 고3병을 앓았던 걸로 보이는지라, 가능하면 대주자로라도 1군 경험을 조기에 쌓게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싶은데, KT는 은근히 1,2군의 협조가 잘 안된다는 느낌을 준다. 1군이 간섭 안해도 2군이 알아서 키워서 올려보내는 두산 출신 감독이 지휘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KT는 두산이 아닌데요.

오상민(삼성) : 1차 지명자 원태인의 유일한 맞수로 꼽히기도 했던 경북고의 좌완 유망주. 그만큼 원태인과 함께 대구야구에서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 선수가 여기까지 내려올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부상 때문에 시즌 대부분 쉬었던 여파 아닌가 싶은데, 지금 기량 그대로 작년에 나왔어도 내구성만 입증했다면 이 순번에서 지명될 선수는 아니다. 사실상 2차 드래프트 최상위 투수(삼성 입장에서), 그리고 우완에 비해 좌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삼성 마운드 사정으로 볼 때 장기적으로는 선발 자원으로 훈련받을 것이다. 올해 좌완 유망주들 중 속구형 좌완선발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기도 하다. 다른 팀이 이런 지명했다면 혈연야구, 지연야구라고 욕먹었겠지만, 원태인과 오상민이라면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김현민(한화) : 김창평을 제외하면 유격수 최대어로 꼽히던 선수가 여기까지 내려왔다. 그나마 타임을 불렀던 한화의 태도로 볼 때, 한화는 오상민을 염두에 뒀던 듯 싶다(실제로 이번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좌완투수를 한명도 안뽑았다.). 개인적으로는 야수 쪽의 송명기 같은 경우 아닌가 싶은데, 기량 면에서 고교레벨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최상위권이지만, 눈에 확 띄는 무기가 없다는 점에서 그런 듯 싶다(당장 동 라운드 앞에서 나간 박민석은 기록 면에서 김현민에게 밀리지만, 대신 준족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어필했다.). 대체로 야수 세대교체는 5년 단위로 끊으라는 말이 있는데, 하주석, 강경학의 뒤를 이을 센터라인 육성, 그 중에서도 공격력을 갖춘 센터라인 확보라는 측면에서 나쁠 것 없는 지명이다(정은원은 첫단추를 잘못 끼워서 지금 이대로라면 한상훈 이상은 무리가 아닐까 걱정되고, 김민기는 아무래도 장타툴에 한계가 있어보인다). 다만 부산권 야수 유망주들은 하나같이 볼삼비가 나쁜데, 이게 단순히 적극적인 성향의 발로인지, 아니면 선구안의 문제인지, 이거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

이명기(넥센) : 투수와 타자 모두 가능성 있다 해서 연초에 동성고의 주전력으로 꼽히던 선수였는데, 기대치에 비해 실적은 없었지만 그 기대에 중점을 두고 지명한 것 같다. 앞서 말했지만, 넥센은 젊은 선수 육성을 잘하는 게 아니라, 활용을 잘하는 팀이다. 그만큼 선수들 각자가 해야 할 몫이 많다.

남 호(LG) : 전용주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기 전에는 KT 1차 지명 후보로 꼽혔던 좌완투수다. 좋은 체격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지만 기록에 비해 폼이 거친 편이고, 그 때문에 힘이 빨리 떨어지는 것인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 좌완불펜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강점인 속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코칭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임지섭의 비극을 되풀이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김성민(SK) : 포수로 지명했다고 하는데, 미국에서 포수한 적이 별로 없다. 하재훈처럼 다른 포지션에서 활용될 공산이 크다. 미국에서는 사실상 외야수로 분류하던 것 같은데 지금 SK 외야 라인업에 김성민이 비집고 들어가려면 역시 답은 장타를 앞세운 공격력 뿐이다. 프로에서 속된 말로 쓰레기 된 유창식이 아니라 한창 전국을 호령하던 고교시절 유창식을 상대로 한방 먹였던 저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김범준(NC) : 올해 고교야구를 지배했던 대구고 타선의 주포로 활약한 듬직한 체격의 내야수. NC는 외야로 포변시켜 장타력을 극대화할 계획인 듯 싶다. 투수로도 나설만큼 어깨가 좋은 점이 포인트. 그간 <용달매직>이라고 하면 박병호의 예도 있고 해서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변우혁과 마찬가지로 김용달 코치가 선수들의 개성을 살린다는 큰 깨달음을 얻고 대오각성한 후 가르친 선수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게 한다.

박영완(롯데) : 김범준과 함께 대구고 타선을 이끈 외야수 겸 투수. 원래 투수였던만큼 어깨도 좋고, 김범준처럼 장타를 앞세우지는 않지만 공을 멀리 보낼 줄도 안다. 여러 포지션을 두루 안정적으로 소화했고, 지명순번이 이만큼 내려왔다면 변신에 대한 부담감도 적은만큼 활용도가 높다.

김태근(두산) : 기록만 놓고 보면 지명이 납득가는데, 인지도가 적어서 약간 당황했던 선수. 원래 예상했던 선수가 후순위로 갔다. 안그래도 외야수들이 고전했던 드래프트에서, 그것도 가장 불리하다는 대졸 외야수가 이 순번에서 지명된 건 그만큼 두산의 평가가 높다는 것이겠다. 야수 육성에 있어서만큼은 철학과 실적 모두 갖고 있는 두산이기에 지켜볼만 하다.

오선우(KIA) : 비장의 컬렉션 6. 지명에 있어 가장 불리한 대졸 외야수라 그렇지, 고교 선수였다면 비장이고 나발이고 없이 여러 팬들이 앞장서서 데려오자고 떠들었을 선수다. 배명고 시절 중장거리 타자 유망주였는데, 대학 와서 거포로 변신했다. 좌타거포의 재능이 있고, 얼굴도 잘생겼다(이범호처럼 잘생겼다는 소리가 아니다.). 다만 수비 면에서는 범위나 동작 모두 불안한데, 그렇다 해도 공격력이 강점인 코너 외야수 내지 1루수는 수비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KIA도 이 선수를 내야수로 분류하는 것으로 볼 때 장차 1루를 맡길 계획 아닌가 싶다. 다만 약점인 선구안을 보강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인만큼 좀더 지켜봐야겠다.

요약 : 중하위 라운드에서는 가장 실전투입 타이밍이 빠른 라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구단의 육성계획에 따라서는 당장 내년에 얼굴 볼 선수들도 눈에 띈다. 다만 특정 지역에 편중한 지명을 한 팀의 경우, 그 지역 선수들 공통의 약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 좀 많이 해야 할 듯 싶다.

6라운드

강민성(KT) :
경북고 주전 코너내야로 활약했다. 프로 선수들과 비교한다면 지금 삼성 감독인 김한수 감독의 젊은 시절같다고 보면 된다. 공격이건 수비건 얼핏 보기에는 수수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여도가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사실 고교타자가 4홈런 쳤으니 그리 수수하지도 않다.). 황재균이라는 확실한 주전급이 있지만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으로 볼 때 KT가 이 순번에서 안정적인 선수를 택한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김준우(삼성) : 삼성은 이것으로 경북고 원투쓰리 펀치를 모두 손에 넣었다. 경사로세 경사로세. 원태인이나 오상민에 비해 당장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체격이나 구종 패턴 등을 놓고 보면 충분히 키워볼만한 선수다. 육성 방향이 어느 정도 보이는 원태인, 오상민에 비해 키우기에 따라 어디로건 키워낼 수 있는 원석이라는 점에서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막중하다.

오동욱(한화) :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가 없다시피 한 한화로서는 필요한 지명이었다. 최재성, 정우영, 배민서와 함께 가장 뛰어난 사이드암으로 꼽을만한 선수이며, 지난해 이정오에 이어 진흥고가 내놓은 또다른 옆구리 투수 유망주다.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아주 느리지도 않고, 체격조건으로 볼때 구속상승 가능성도 크다. 다만 투구폼이 다소 위태로운 느낌을 주는데, 선발보다는 지금 서균처럼 불펜으로 방향을 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박준형(넥센) : 포수 공백이 우려되는 팀에서 네임밸류가 확실한 포수 한명 대신 상위 라운드에서 한명, 중하위 라운드에서 한명을 지명했다.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안정지향 전략으로 보인다. 포수는 다른 보직에 비해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큰 대회 경험이 있는 박준형이 선수 본인의 기량이 두드러지는 다른 포수들에 비해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닌가 싶다.

구본혁(LG) : 대졸 센터라인 내야수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평. 센터라인의 수비를 중시하는 류중일 감독의 성향에 부합되는 지명 아닌가 싶다. 공격 면에서 올해 다소 아쉬웠지만 기본적으로 공수 겸장의 선수다. 투수로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농이 있을만큼 어깨도 강한 편. 오지환이 일단 건재하고, 강승호의 공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2루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최경모(SK) : 수비의 SK는 옛말인지라 센터라인 보강은 반드시 필요하다. 1라운드에서 김창평을 확보한 것도 그 일환. 하지만 김창평은 수비 면에서 채워야 할 거리가 많다. 그 때문에 최경모를 지명한 게 아닌가 싶은데, 지명순번으로 볼 때 보험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가치를 둬야 할 선수인지라 수비 면에서 믿음을 주지 못하는 순간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단, 하드웨어 작다는 지적은 정근우의 전례를 생각하면 어불성설.

하준수(NC) : 체격이 좋고 빠른 공의 구위가 괜찮다. 원석의 전형이다. 컨트롤은 불안하고 변화구는 부족하지만 이 순번에서 바로 실전투입을 기대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교시절 기록을 봐도 그렇고, 현재 모습을 봐도 그렇고, 우선은 불펜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봐야겠다. 몇번 보지는 못했지만 특히 축다리 관련으로 하체 쓰는 게 불안한 편인데,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만큼, 우선 몸을 철저히 다질 필요가 있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속구 하나만 무기가 되어도 바로 자리잡고 큰다.

김동규(롯데) : 올해 포항제철고의 활약은 한국 고교야구가 내세울만한 드라마였다. 투수들의 활약이 우선 두드러졌지만 센터라인을 지켰던 김동규의 역할도 당연히 그 중 차지하는 몫이 크다. 물론 현재보다는 미래를 봐야 한다지만 주력과 파워 모두 나쁘지 않고, 수비 면에서도 기본적으로 센스가 있다. 필요한 순간 비장의 저력이 눈에 띄는 선수들이 중하위권에서 많이 지명받았는데, 김동규도 그 중 하나다.

정현욱(두산) : 비장의 컬렉션 7. 학교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서 망정이지, 이를테면 덕수고나 서울고같은 소위 메이저급 고교였다면 중상위권 지명도 생각해볼만한 선수다. 오상민처럼 이름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우선 눈에 띄는데, 실제 패턴도 비슷하다. 체격은 다소 작지만 직구 구위가 좋고,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정하려는 자세도 좋다. 지명순번으로 볼 때 두산 코칭스태프들이 이 선수를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지켜보지 않을까 싶은데, 가능하다면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레퍼토리를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몸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박수용(KIA) : KIA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외야수들을 많이 수급했다. 박수용은 그들 중에서도 임팩트에 중점을 둔 지명으로 보인다. 지금 상태로 굳어지면 공갈포로 그치겠지만, 선구안을 키운다면 무시할 수 없는 타자가 될 것이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기대를 걸고 있는 지명이라는 점에서 앞서 지명된 오선우와 비슷하지만, 실전 투입 시기는 좀더 뒤로 미뤄질 것이다.

요약 :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려는 팀과 원석 수집하는 팀으로 나뉜다. 원석 수집이라는 컨셉이 가장 짙은 것은 NC. 이번 순번에서 지명된 선수들 중 실전 조기투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오동욱과 구본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