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019 신인 드래프트 라운드별 간단 감상(3) 7~10라운드. ㄴ2019 KBO 신인지명

7라운드

이선우(KT) :
KT가 중하위 순번에서 연고지인 경기팜 선수를 고른다면 유신고의 이선우, 고경민, 그리고 안산공고의 소민욱 중 하나를 고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하드웨어 면에서 가장 뛰어난 이선우를 골랐다. 구위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제구력이 좋다. 다만 구위와 경기운영능력 면에서는 다듬을 부분이 많은데, 하드웨어가 우수하기 때문에 그만큼 채워넣을 여지가 많다고 본 게 아닌가 싶다. KT 육성역량으로 볼 때 채워넣을 수 있을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지명방향은 나쁘지 않다.

서장민(삼성) : 비장의 컬렉션 8. 사실 비장이고 나발이고 없이 전년도부터 주목받았던 선수고, 올해 보여준 것도 많은 편이었다. 단조로운 패턴에 폼이 약간 아슬아슬한 편이고, 하드웨어도 큰 편이 아닌데다 팜도 저평가받아서 이 순번으로 밀린 것 같은데, 올해 중하위 라운드 지명자들 보면(예전에도 그랬지만) 소속 팜이 서울이나 부산 같은 메이저 팜이었다면 충분히 고평가받고 지명되었을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일단은 불펜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는데 구위가 좋고 단조롭긴 해도 가지고 있는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실전적응은 빠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박상원(한화) 같은 방향으로 1이닝 전문요원으로 키워보는 것도 좋아보인다.

김민석(한화) : 라온고에서는 원래 옆구리 투수 정세진과 2학년 우완투수 고영선을 눈여겨봤지만 김민석의 매력도 그들 못지 않다. 체격 조건까지 합치면 프로 스카우트들 눈에는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이 순번에서 하드웨어가 좋은 원석을 안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태양의 성공 이후 매번 그런 지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경우 양경민이 그렇다. 다만 이태양을 제외하고 성공한 적이 없다는 건 확실히 걸리는 부분인데, 코칭스태프들이 어떻게 케어할지도 중요하지만 선수 본인이 중하위 라운드라고 해서 안이하게 생각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주목받는 게 그렇게 요원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한화는 지금 사람들이 보는 것만큼도 뎁스가 두터운 팀이 아니다.

조범준(넥센) : 전형적인 불펜 충원을 위한 대졸투수 지명으로 보이기 딱 좋다. 아마 넥센의 의도도 비슷하지 않겠나 싶은데, 다만 2년제 대졸이라는 특성상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에 비해서는 좀더 여유가 있다. 넥센 뎁스가 아무리 약해도 이 정도 선수가 바로 1군에서 제 역할 요구받기는 힘들 듯 싶고, 퓨처스에서 일정 기간 담금질을 하게 될 것인데 우선 컨트롤부터 가다듬는 건 당연한 문제. 구위는 딱히 나쁘지 않으니 제구만 안정된다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올해 지명경향을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인데, 팀의 생각이 어쨌건 지명받았다면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김성진(LG) : 소위 3대 포수로 꼽히던 선수가 여기까지 왔다. 공격 면에서의 임팩트가 가장 컸던 선수인만큼 LG가 요구하는 것도 공격력일 것이다. 보통 이 순번에서 지명된 포수들이 공격에 강점을 보인다면 포지션 변경도 생각해볼만 하다. 다만 LG는 비교적 젊은 포수가 주전 자리를 굳혀가고 있고, 백업도 있는지라 바로 활용하지 않고 지켜볼 만한 여유가 아주 없는 것 같지는 않다. 김창혁 같은 예도 있으니, 포수로 길을 잡는다면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면에서 투수들에게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

서상준(SK) : 와일드씽의 전형. 소문은 많았지만 실체는 없었던 것 같다. 오상민도 그렇지만 이 선수도 부상 때문에 손해를 많이 봤다. 제구 면에서 불안한 것은 전과 다를 바 없지만, 좋은 체격과 빠른 공은 투수에게 있어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질이 아니다. 정통파 우완투수 육성에 목마른 SK로서는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자원이었을 것이다. 다만 컨트롤과 구위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찾느냐, 그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개인적으로는 고효준과 전병두의 예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나 싶다.

최정원(NC) : 비장의 컬렉션 9. 5할 타율을 훌쩍 넘기면서 역대 최고타율 이영민 타격상도 노려볼만한 센터라인 내야수 유망주다. 작년까지만 해도 2할 후반대 타율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쌕쌕이 내야수로 기억했는데 올해 보고 깜짝 놀랐다. 팜에 대한 저평가와 야수 평가기준의 차이, 발로 만드는 장타에 대한 회의, 하드웨어 등 이런 유형의 야수 유망주들이 고평가받기 어려운 요소들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 해도 공-수-주 어느 쪽으로나 이만한 상승세와 활약을 보여준 선수를 그냥 넘기기는 아쉽다. 박민우가 병역문제를 해결하면서 한시름 놓았다고는 하지만 주전 센터라인의 노쇠화에 따른 세대교체 요구에 직면한 NC로서는 충분히 가치를 찾을 만한 선수다. 관건은 지금 타기 시작한 상승세 흐름을 얼마나 이어가느냐다.

김현우(롯데) : 나종덕의 후계자. NC 1차 지명 후보로도 거론되었지만, 고3병으로 고생했다. 다만 다른 용마고 선수들처럼 프로 가서 뒤늦게 고3병 앓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을 수도 있겠다. 안중열, 나종덕, 나원탁을 비롯한 '재료'들로 어떻게든 강민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롯데에서 김현우의 위치는 확고한 유망주라기보다는 서바이벌에 참가하는 '재료' 중 한명일 것이다. 나원탁이 병역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은데 롯데가 나종덕에게 한 것처럼 첫단추를 잘못 끼우지 않기를 바래야겠다. 이유식도 채 시작하지 않은 아기에게 어른 밥숟갈로 밥떠먹이면 애가 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배터져 죽는다.

최현준(두산) : 신생팀 광명공고가 첫번째로 배출한 프로 지명자로, 거구의 우완투수다. 타점이 높고 구위가 나쁘지 않다는 장점과 거친 폼에 따르는 불안한 모습이라는 단점이 극명하다. 다만 아무리 '윈 나우'로 달리는 팀이라 해도, 이 순번에 지명한 투수보고 바로 내년에 올라와서 던지라는 강요는 안한다. 지난해 이 즈음에 지명된 거구의 우완투수 신현수도 이제 조금씩 실전 맛을 보는 단계인만큼, 최현준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지명순번이나 완성도의 영향도 있고 해서 보직 면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상위지명 신인투수들을 불펜에서 소모하고 있는 두산의 특성상 수년 후 선발 유망주 자리는 이 순번에서 지명한 투수들이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민수(KIA) :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외야수를 지명한 KIA가 이 순번에서도 외야수를 잡았다. 공격력에 중점을 둔 오선우나, 비장의 일격이 장점인 박수용에 비해 공격과 수비, 주력 면에서 균형잡힌 선수라는 점이 매력, 부산팜 야수들 특유의 적극적 타격 성향은 이 선수도 예외가 아니지만, 선구안이 지표만 놓고 보면 개중 가장 나은 편이다. 외국인 타자가 센터라인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KIA가 충분히 선택할만한 선수다.

요약 : 중하위 순번의 시작인 7라운드에서 즉전감을 찾기란 요원한 일, 다들 확고한 원석 중심 기조를 보인다. 삼성이 지명한 서장민 같은 경우, 다른 팀이라면 즉전감으로 분류될 수도 있겠지만 삼성 우완투수 뎁스를 감안하면 충분히 원석픽에 속한다.

8라운드

고성민(KT) :
비장의 컬렉션 10. 이 역시 비장이고 나발이고(생략), 대졸만 아니라면 벌써 일찌감치 3대 포수니 4천왕이니 했을 선수다. 수비 면에서는 거친 부분이 없지 않은데 어깨 좋고 공격 확실하고, 느림보도 아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대학 기준에서 그렇다. 그러나 불확실한 건 고졸이나 대졸이나 다를 바 없고, 포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경험 축적이 중요한 포지션임을 감안할 때, 최고의 대졸포수는 나쁜 선택이 아니다. 이해창과 장성우가 약점이 분명히 드러난 이상, 아주 어린 포수보다는 이런 포수들이 그 뒤를 이을 궁리를 하는 것은 정석적인 방향이다.

이해승(삼성) : 센터라인 뎁스 보강을 위한 지명인지, 아니면 포지션 변환을 염두에 둔 지명인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어깨가 어느 정도 받쳐주고, 수비 센스가 괜찮은 선수를 이 순번에 지명했다면 어디에서 활용하건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볼 여유가 있다. 물론 여유가 있는 건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봤을 때 이야기고, 선수 본인으로서는 하루 빨리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한민(한화) : 개인적으로 아끼는 선수지만 평가는 냉정하게 해야겠다. 박수용과 마찬가지로 지금 상태 그대로 간다면 어쩌다 터지는 공갈포로 끝난다. 비장의 저력은 평소에 어느 정도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발휘할 때 더 임팩트가 커지고, 무엇보다 그 비장의 저력을 발휘할 기회도 벤치에게 일정 정도 믿음을 줘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고교 레벨을 감안하고 보면 수비가 괜찮은 편이었다지만 센터 내야의 핵심으로서는 다소 통찰이 아쉽기도 했다. 넓게 생각하고 확실하게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코칭스태프도 장타력이 있다는 이유로 조급하게 기용한다면 김태연처럼 주화입마 걸리기 딱 좋으니, 시간을 두고 김성래 코치같은 전문가 밑에서 기본기부터 다지도록 안배하는 게 중요하다. 몸도 당연히 키워야겠지만, 밸런스를 언제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힘 붙인다고 운동능력에 해가 될 정도로 하거나 하면 좀 곤란하다. 한화 2군, 육성군 선수들이 유독 벌크업과 비만을 구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선배들 그런다고 같이 휩쓸리지 않기를.

김신회(넥센) : 지명에 있어 상위순번 차지하는 팀들이 외야수를 거의 뽑지 않고 있는데 넥센이 간만에 뽑았다. 기동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은데, 넥센 특유의 신속한 기용 경향을 반영해본다면 이 선수는 주력 면에서 쓰임새를 인정받지 않을까 싶다. 대주자 등으로라도 경험을 축적한다면 소위 발야구를 지향해야 할 타이밍에 쏠쏠하게 활약할만한 선수다.

임준형(LG) : 이상영, 남호에 이어서 좌완 투수를 보강했다. 좌완 불펜 보강의 일환으로 보이는데, 속구 면에서는 구속이나 구위가 좌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지만 역시 폼이 거칠어서 기세를 오래 끌고가지 못하고 힘이 빠지는 게 아쉽다. 유사시 3이닝 정도를 틀어막을 수 있는 롱릴리버 정도로 방향을 잡고 시작한다면 4~5선발 요원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채현우(SK) :
송원대의 리드오프로 막강한 모습을 보여준 외야수. 4할 후반대에 달하는 고타율을 기록했다. 상당히 적극적인 타격 성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볼삼비의 외관에 비해 공을 보는 능력도 나쁘지 않다. 발도 빠른 편이다. SK 외야 뎁스와 대졸이라는 사정을 함께 본다면 백업 수준으로도 1군 맛을 빨리 보게 될 듯 싶다.

박지한(NC) : 사실 이 정도 선수가 여기까지 오는가 싶어서 깜짝 놀랐다. 뭔가 다른 사정이 있는지, 스카우트들의 눈과 우리 눈이 다른 건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동문선배 심재민처럼 정체기가 길었다는 점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좋은 체격과 구질에 비해 구위가 약한 편이다. 약간 목각인형을 연상케 하는 어색한 폼의 영향인지는 모르겠는데, 기복도 상당한 편이다. 컨디션에 관계없이 일정 이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몸에서 힘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공을 채려고 시도하는 게 필요해보인다.

오영욱(롯데) : 정구범과 이지원을 포함하는 덕수고 좌완트리오 중 3학년. 좋은 체격에 탈삼진율도 높지만 컨트롤이 불안하다. 때문에 고교에서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보다는 중간에서 활용되었는데, 프로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롯데의 좌완 뎁스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지명 순번에 비해 기회는 빨리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두산) : 장타력에 비해 공을 보는 능력이 떨어지는 전형적인 유형이다. 타격 면에서는 볼만했지만 수비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4년제 대졸 신인보다는 시간이 좀더 있지만, 두산의 특성상 그 정도 시간의 차이가 큰 의미는 없다. 가능한한 실전경험을 쌓아서 군대 문제를 유리하게 해결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김창용(KIA) : 이 정도 순번에서 지명한다면 납득갈만한 선수다. 삼진수가 많지만 타석이나 볼넷 등 다른 수치와 비교해보면 공을 아주 못 보는 편은 아니고, 주력과 파워도 괜찮다. 수비도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2군 경기에 바로 투입할 정도는 되지 않겠는가 싶다. 김문수와 마찬가지로 실적을 빨리 쌓아서 군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정도 어필할만한 역량이 있다는 의미다.

요약 : 여기까지 오면 확실한 무기 하나 보고 지명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고졸 선수들의 경우 프로 가면 우선 기본기부터 다시 다져야 한다. 대졸 선수들의 경우 고졸이었다면 지명 순번이 좀더 올라갔을 것으로 본다. 역시 문제는 군대인데, 요즘처럼 군대 문제에 민감한 시점에서는 가능한한 상무에 발탁될 정도로 실적을 쌓는 걸 목표로 해야겠다.

9라운드

박준호(KT) :
1:1에 가까운 볼넷과 삼진 개수를 봐도 알 수 있듯, 상당 기간 여유를 두고 다듬어야 할 선수다. 좌완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고교 레벨에서도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9라운드 쯤 되면 구단에서도 상대적으로 케어의 정도가 덜한 편인데, 구단이 방임한다고 같이 스스로를 방임하거나 하면 곤란하다. 어쨌든 구위가 나쁜 편은 아니다. 자기 강점을 확실하게 돋보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해야 할 때다. 지금도 바쁘겠지만, 지금 지나면 더 정신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할 일이다.

박승규(삼성) : 경기고에서 투수로도 종종 출전했다. 그만큼 어깨가 좋고, 공격 면에서도 강점이 많다. 고졸 외야수 중에서는 상당히 높은 순위를 놓치지 않았는데, 외야수들이 이번 드래프트에서 좀 많이 밀렸다. 다만 기존 삼성의 (젊은) 주전 외야수들이 이전에 말했듯 센스가 부족하거나 힘이 약하거나 몸이 부실하다거나 하다는 점은 박승규에게 있어 나쁠 것 없는 일이다. 지명순번과 관계없이 두각을 드러내기 딱 좋은 환경이다. 활용은 선수 본인이 하기 달렸다.

허관회(한화) : 1군에서 최재훈과 지성준 콤비가 안착에 성공하면서, 전에 비해 포수에 대한 한화의 갈증이 많이 사그러든 듯 싶지만, 여전히 한화의 포수 뎁스는 그간의 투자에 비해 신통치 않다. 공격면에서 강점이 있다던 동의대의 한대훈 같은 선수가 아니라, 고교 포수들 중 수비력으로 중상위권에 언제나 거론되던 허관회를 고른 것은 예전 이희근을 지명했을 때와 비슷한 생각의 발로 아닌가 싶다. 김창혁이나 오흥진, 이성원같은 다른 퓨처스/육성군 포수들이 저마다 약점이 확실하다는 점은 허관회에게 기회다. 이참에 가능하면 이성원의 보직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면 어떨까 싶은데, 정범모나 박노민을 끝내 포수로 묵혔던 한화의 전례를 생각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현민(넥센) : 센터라인 내야수지만 아마 다른 방향으로 활로를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운동능력은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유격수에 필요한 통찰이나 센스는 부족해 보인다. 타격 면에서도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데, 다른 보직에 적응하면 나아질지 모를 일이다. 원석이란 컨셉에 가장 충실한 지명 아닌가 싶다.

이지강(LG) : 소래고 에이스가 여기까지 왔다. 올해 프로 구단들이 원한 것이 확실한 자기 무기라는 걸 감안하고 봐도 당혹스럽다. 가지고 있는 게 많은 선수로, 2군에서 자기 자리를 굳힌다면 이 지명순번에서 보통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조기에 입지를 다질 만 하다.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면 어떨까 싶은데, 서장민의 예도 있는지라 LG 코칭스태프의 판단이 궁금하다.

전진우(SK) : 표본이 적은 데에는 대학야구 제도의 영향이 좀 크다고 들었다. 타격 능력은 확실히 있는 듯 싶지만 야구 외적으로 점수를 깎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비 능력이 나쁘지 않다. SK 센터라인의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2군에서는 빠르게 자기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군대 문제를 우선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실적을 쌓을 필요가 있다.

서호철(NC) : 3루수 출전 경험은 아마 올해 드래프티들 중 가장 풍부하지 않은가 싶다. 고졸선호 경향의 영향 때문에 이 순번까지 밀렸지만, 역량만 놓고 보면 충분히 빠르게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플레이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을 여지가 커 보인다. NC가 대대적으로 리빌딩을 추진한다면, 이런 유형의 선수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김민수(롯데) : 1차 지명 후보로도 언급되던 대졸 외야수를 확보했다. 경성대의 주포인 동시에 중견수로 안정적인 수비 능력도 과시했다. 센터라인 외야의 현재는 나름대로 준수하지만, 향후 2,3년을 장담하기 어려운 롯데로서는 이 선수에게 시험적으로 기회를 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실적을 쌓을 가능성은 서호철과 함께 가장 높아 보인다.

전형근(두산) : 전상렬 코치의 아들. 휘문고가 올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당초 기대에 비해 고3병을 피해가지는 못한 듯 싶다. 가지고 있는 게 없지는 않지만, 구위와 컨트롤 어느 쪽으로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확실히 정하는 것부터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원석의 전형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이호현(KIA) :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에 비교적 갈증이 덜한 KIA가 골랐다. 그만큼 현재 어떻게 쓰겠다, 어떻게 쓸 수 있겠다는 기대나 필요는 덜하다. 현재 기량을 따지기보다는 장차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해보이는데, 우선 많이 마른 몸부터 좀더 불리고 다질 필요가 있다.

요약 : 하위라운드로서는 상당히 눈에 띄는 지명이 많았다. 대졸이라는 '성분'과 평이한 캐릭터 등으로 아마 스카우트들의 의도에 비해 훨씬 더 밀려난 선수들이 이쯤에서 대거 지명된 게 아닌가 싶다. 원석으로 분류될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간의 간극이 좀 크다.

10라운드

지강혁(KT) :
타율만 놓고 보면 저평가할 수도 있지만, 볼삼비가 아주 좋다. 그만큼 공을 고를 줄 안다는 의미,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이렇다 할 문제를 보이지 않았던만큼 수비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소질은 있다. 다만 센터라인 유망주들을 잇따라 퇴보시켰던 KT의 육성역량을 감안할 때 걱정되는 것이 사실, 그러나 오히려 저순번이라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연준(삼성) : 이번 드래프트의 성향을 보여준 또 하나의 예. 예년이었다면 중간 순번도 노려볼만한 선수였는데 여기까지 밀렸다. 우완 투수가 비교적 여유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출중한 하드웨어를 밑천으로 여유를 갖고 이리저리 궁리해볼 필요가 있겠다. 지난해 지명했던 김태우와 비슷한 방향에서 접근하는 게 어떨까 싶다.

박윤철(한화) : 간단히 요약하면 참 얄궂다. 돌고 돌아 다시 예전에 자신을 지명했던 팀으로, 그것도 같은 라운드로 돌아왔다는 것은. 연세대 마운드의 기둥으로 대활약했는데 그 대활약의 반동으로 소모도 측면에서 평가가 많이 밀린 게 아닌가 싶다. 대학야구에서는 상당한 에이스였지만 구위가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도 한몫 한 것 같다. 보통 이 순번에서 지명되는 투수들을 선발이나 마무리로 염두에 두기란 쉽지 않은데, 이 선수라면 선배 박상원과는 달리 좀더 긴 이닝을 맡겨볼 만도 하다. 이 선수도 박상원처럼 기질이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박상원과는 좀 다른 방향에서 성격이 강한 것 같다.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표현될지는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김주형(넥센) : 이름만 보고 흠칫하는 모 팀 팬들이 있는 것 같다. 1루와 유격을 오갔다는 점이나 썩 좋지 않은 볼삼비, 어정쩡한 파워툴은 보기에 불안하다. 저순번에 지명된 대학 야수들 대부분이 그렇듯 우선 군대 문제 해결을 목표에 둘 필요가 있겠다.

한선태(LG) : 비선출 1호 지명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단순히 출신 배경의 특징만이 아니라 강속구라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는 점에서도 특이하다. 뒤늦게 야구를 시작한 비선출 사회인/독립리그 투수가 사이드암으로 140 중후반을 던질 수 있다는 건 타고난 재능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 그만큼 단기간에 끌어올리면서 덜 다듬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다듬겠다고 기존의 강점을 죽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단순히 비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지명받았다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후 또다른 비선수 출신 지명자들이 그저 이벤트가 아닌 필요해서 지명받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끔, 그만한 활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최륜기(SK) : 최상덕 코치의 아들. 대학행 이야기가 있는데 SK가 전부터 10라운더는 대학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어찌될지 모르겠다. 혹여 육성선수 쿼터 확보를 위한 지명이라면 욕먹을 일이다.

노시훈(NC) :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량만 놓고 보면 이 순번에서 지명된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건강상의 이슈나, 사실상 2년제 대졸선수에 다름없는 유급 이력 등이 점수를 많이 깎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투수로서의 역량은 어지간한 중위권 투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NC가 최근 연고지인 경남-전북팜에 대한 불만을 계속 표출하고 있는데, 단순히 연고지 출신 선수를 뽑았다는 데 의의를 둘게 아니라 그만큼 가능성있는 자원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신용수(롯데) : 동의대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유격수. 컨택 능력은 준수하지만 체격에 비해 장타툴은 아쉽다. 빠른 발을 강점으로 최대한 어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대졸야수들은 지명순번에 크게 구애될 필요 없다. 특히 현재 롯데 정도의 뎁스라면 더욱 그렇다.

추종민(두산) : 전학 사유만 아니었다면 NC 1차 지명자로 거론되었을 선수. 넥센이 지명한 김인범과 비슷하게 원석으로 분류할만한 선수지만, 원석이라 해도 만듦새가 어색하다기보다는 힘을 붙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좀 낫다. 두산의 투수 지명 및 기용 특성상 불펜에서 얼굴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고졸 우완투수들의 입지가 미묘했던 이번 지명 특성상 기회가 빨리 올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것보다 우선 몸을 확실히 다질 필요가 있다.

나용기(KIA) : 반가운 이름이다. 김병현과 함께 북일고 원투펀치로 활약하던 선수가 결국 프로 선수가 되었다. 수술전력 때문인지 표본은 많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하드웨어를 봐도 지금 모습보다는 어떻게 채워넣느냐가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현재 모습에 구애될 필요는 덜하다. 재활 상태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몸부터 만들면서 이후 방향을 생각해보는 게 좋을 듯 싶다.

요약 : 10라운드는 원래 약간 번외에 가깝다. 원석과 실전 자원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야구 외적인 사유로 지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박윤철과 노시훈의 경우 내년에 해당 팀들이 올해 김진욱(한화)처럼 활용할 가능성이 꽤 커보인다.